우리나라 속담에 [곡식은 남의 것이 잘되어 보이고 자식은 제 자식이 잘나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은 자기 자식이 잘나 보이고 재물은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여 탐이 남을 이르는 말입니다. 왜 내 자식은 다른 자식들보다 잘 나 보일까요? 왜 재물은 남의 것이 더 좋아 보일까요? 어떠한 근거로 그렇게 생각할 까요? 그 근거가 이성적 일까요?
러시아 민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 가난한 농부와 부자 농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 부자 농부가 소를 한 마리 사오자 가난한 농부의 부러움은 극에 달하여 매일 저녁 하나님께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하나님은 그의 정성에 감동하여 소원을 들어줄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너의 소원이 무엇이나? “, 그러자 가난한 농부는 하나님께 자신의 소원을 얘기합니다. “옆집 소를 죽여주세요”
그저 하나님께 자신을 부자로 만들어 달라고 했으면 되었을 것을 굳이 부자 농부의 소를 죽여 달라고 말합니다. 과연 이성적 행동이었을 까요? 효율과 최대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합리적 선택이었을까요?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제가 처제의 남편인 동서와 같은 회사에 들어갔고, 연봉 계약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가정하고 두개의 연봉체계 중 하나를 선택할 기회가 생겼다고 해보겠습니다.
(1) 나는 연봉 5,000만원을 받고 동서는 4,000만원 받는다
(2) 나는 연봉 6,000만원을 받고 동서는 7,000만원을 받는다
과연 저는 어떤 대안을 선택할까요? 합리적으로 선택한다면 고민없이 2개 대안 중 나에게 효율과 최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2)번 대안을 선택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2)을 선택할까요? 아마도 동서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1)을 선택했을 겁니다. 저 말고 다른 분들도 똑 같은 상황이라면 유사한 선택을 하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비슷한 실제실험(친구와 같은 회사에 입사 연봉 선택)에서 객관적으로 더 많은 연봉보다는 친구보다 더 많은 연봉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합리적 계산보다 친구와의 비교를 통해 가치를 결정한 것입니다. 사람들은 절대적 기준이 아닌 다른 대상과의 비교를 통해 평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평가자의 판단은 왜곡되고 합리적이지 않게 나타납니다.
직장에서 보통 한 해를 마감할 때쯤 각 개인의 성적표가 나오게 됩니다. 이 개인 성적표가 임금인상율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기간에 피평가자들(보통 팀원)은 평가자들(팀장, 본부장 등)에게 각자 개인의 성과에 관련되어 이런저런 읍소를 하게 됩니다. 성과가 좋은 사람은 더 좋게 받으려, 안 좋은 사람은 조금이라도 더 좋게 받으려 애를 씁니다. 평가결과야 개인만이 알 수 있는 거지만 어떻게 하다 보면 아름아름 소문이 납니다. 올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얼마이고 내가 달성한 숫자가 얼마고 그래서 달성율이 얼마이다 라고 평가받는 영업관련 직들도 분명한 숫자가 나옴에도 평가결과에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전체금액으로는 A라는 직원의 숫자보다 더 많이 달성했는데 상대적으로 받은 목표가 많았고, A라는 직원은 코로나 이슈로 급성장한 시장을 맡아 나보다 평가결과가 좋았다면 저는 어떤 생각을 했을 까요? ‘숫자대로 평가 받았으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했을 까요?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겁니다. ‘A직원의 평가 결과와 비교해 보면 내가 손해를 봤다” 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더 많은 돈보다 동서보다 많은 연봉을 선택하고 내가 평가를 잘 받아야 비로서 나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과연 사람은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 처럼 합리적인 존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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